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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부터 문과인의 IT창업기

"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하시나요?"

2013년 3월 11일

 

아모레퍼시픽 인사팀 담당자와 퇴사 인터뷰에서 왜 회사를 그만두려하냐는 질문에 '창업' 이라고 말하니 "네? 창업이요?" 되묻는다. 근 일년간 퇴사 사유를 창업이라고 말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유별로 면담 내용이 다르다며 건낸 첫번째 질문은 "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하시나요? 였다.

 

주변에서 많이 놀라했다.

멀쩡히 잘 다니던 놈이 느닷없이 창업을 한다며 퇴사라니...그것도 뜬금없이 IT?

나 자신은 작년 하반기부터 고민하고 조금씩 준비했지만 갑자기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는게 당연하다.

 

내가 창업을 택한 이유...

그 중 딱 한 가지만 말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많은 사람들의 삶에 가치있는 영향를 미치고 싶다' 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첫째, '기업가'의 매력이다.

 

 상반기 최우수 입사자로 선정된 덕에 회장님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한 기업의 제품이 대한민국 거의 모든 가정에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였다. 그건 단순한 매출과 판매를 넘어 기업가의 가치관이 유,무형으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 점이 매력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입사와 동시에 창업이라는 비전을 갖게된 것이다.

 게다가 퇴사 직전까지 맡았던 사업부 내 신사업 기획 업무는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종의 창업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당시의 테스크는 '차세대 방문판매 조직 구성' 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똑똑하고 능력있는 선배 곁에서 기획부터 런칭까지 한 사이클을 돌려볼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가정, 분석을 통해 기획했던 사업이 실제로 실행되어 성과를 내는 것, 심지어 어려움을 겪는 과정까지도 창업에 대한 동기부여였다.  

 

둘째, '판'의 매력이다.

 

 1년간 영업소장을 맡았을 당시 카카오톡이 빠른 속도로 대중화 되었다. 이 연락처 기반의 SNS는 영업관리와 세일즈에 빠르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충격적이었다. 영업 툴과 교육으로 향상되지 않던 효율 측면의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개선되었다. 카카오톡 기획단계에서 서울 한 편의 화장품 영업소 매출에는 전혀 관심 없었을 것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은 일종의 새로운 판을 제공해 주었고 사람들은 그안에서 보고 듣고 울고 웃고 사고 판다. 부러웠다. 카카오가 벌어들일 수익이 아니라 출시한 서비스가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들의 특권이 말이다.

 이를 계기로 막연했던 창업의 방향이 '새로운 판을 제공하여 사람들의 삶에 가치 있는 변화를 주는 일' 로 구체화 되었다.

 

셋째, 모바일의 매력이다.

 

 새로운 판을 제공하기에 모바일, 특히 어플리케이션은 더 없이 좋은 '수단'이다. 놀이터를 만들려면 땅도 있어야하고 미끄럼틀, 그네도 설치해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크기를 키우거나 더 많이 지어야 한다. 하지만 App으로 사람들이 놀수 있는 공간를 만드는데는 사람과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분야의 일들에 관련된 놀이터(판)를 App으로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하철, 버스 안의 사람들은 모두 손바닥 위 네모난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연인들은 카페에 마주앉아 각자의 SNS로 또다른 소통을 하고 있다. facebook이 점령할 것만 같아보인 SNS 경우에도 제2의 instagram, Pinterest 가 계속 출시될 것이고 시장이 얼마만큼 확장될지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 더해서 난 겨우 삼십대 초반일 뿐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 원하는 것도 알았고, 실현할 수단도 알고 있는데 말이다.

 

 

아직 퇴사프로세스 중이지만

사직서를 던진 그 순간부터

아니,가슴이 이끄는 방향으로 달려갈 선택을 한 순간부터 내 삶은 새로운 스테이지에 있다.

 

내 선택에 후회없는 책임을 지겠다.